
자식 일로 탄원하는 글을 써야 하는데,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모르겠으시죠. 부모로서 한마디 보태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막상 쓰려니까 무슨 말을 어떻게 적어야 하나 막막하실 거예요.
아이 재우고 나서 조용해지면 그제야 앉아 보시죠. 낮에는 정신없이 지내다가, 밤에 다들 잠들고 나면 그 생각이 다시 올라오고요. 오늘은 꼭 써야지 하고 종이를 펴 보지만, 또 첫 줄에서 한참을 머뭅니다.

저한테 연락 주신 어머님이 그러시더라고요. 자식 얘기를 쓰자니 자꾸 두둔하는 것처럼 보일까 봐 겁이 난다고요. 그렇다고 잘못한 걸 그대로 적자니 부모 마음에 그게 또 쉽지가 않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며칠째 첫 줄을 못 쓰셨대요.
제가 그 어머님한테 그랬어요. 우리 아이가 어떤 사람인지를 말로 길게 설명하려 하지 마시고, 실제로 있었던 일 하나만 떠올려 보시라고요. 그랬더니 그 어머님이 그러시더라고요. 어릴 때 이 아이가 길에서 다친 강아지를 주워 와서는, 며칠 밤을 끙끙 앓는 강아지 옆에 붙어 있었다고요. 제가 그랬어요. 바로 그런 얘기가 글에 들어가는 거라고요.

탄원하는 글이 그래요. 우리 아이가 착하다고 백 번 말하는 것보다, 그 아이가 실제로 어떻게 살아왔는지 보여 주는 일 하나가 더 묵직하게 읽힙니다. 좋게 말하는 거야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 집 식구만 아는 얘기는 따로 있으니까요.
분량 걱정도 많이들 하세요. 얼마나 써야 하냐고요. 정해진 건 없지만 보통 A4 한 장에서 한 장 반이면 충분해요. 너무 길면 오히려 하고 싶은 말이 흐려져요. 짧아도 진짜 있었던 일 한두 개가 또렷하게 들어가 있으면 그게 더 낫습니다.
두둔하는 것처럼 보일까 걱정도 마세요. 부모가 자식 편을 드는 건 당연한 거예요. 다만 "우리 아이는 그럴 애가 아니다" 이런 말만 반복하면 그렇게 보이는 거고, 있었던 일을 담담하게 적으면 그 마음이 오히려 더 무게 있게 읽힙니다.

저는 이런 분들 글을 옆에서 같이 정리해 드리는 일을 합니다. 우리 아이가 어떤 아이인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편하게 말씀만 주시면, 그 얘기를 글로 어떻게 풀면 좋을지 같이 잡아 드려요. 밤마다 첫 줄 앞에서 머뭇거리셨다면, 그 얘기부터 한번 풀어내 봐요. 말로 하면 다 나오는데 글로만 안 되는 것뿐이에요.
의뢰 후 직접 보내주신 메시지
mindpurificationworkshop.tistor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