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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원서예시 봐도 형제 사정은 없으셨다면, 어디서부터 쓸지

by 마음정화공방 2026. 5. 20.

탄원서예시를 검색해서 한 다섯 개쯤 열어 보셨을 텐데, 다 부모님이 자녀 위해 쓴 글이거나 아내가 남편 위해 쓴 글이고, 본인 같은 형제 사정 예시는 거의 없으셨을 거예요. 동생이나 형 일로 처음 쓰시는 분들이 가장 답답해하시는 부분이 그거예요. 본인 사정에 맞는 예시가 안 보입니다.

 

 

형제 탄원서를 쓰시려는 분들은 보통 두 마음 사이에 계세요. 한쪽은 — 부모님이 쓰시는 게 맞는 것 같은데 두 분은 충격으로 글을 못 쓰시거나 이미 쓰셨고, 그래도 한 사람 더 보태야 할 것 같아서 본인이 쓰시는 거. 또 한쪽은 — 동생 일이 본인 위주로 같이 자라 온 결이라, 부모님은 잘 모르시는 부분을 본인이 옆에서 봐 왔다는 마음. 둘 다 글이 어렵습니다.

 

탄원서예시가 본인 사정에 안 맞는 게 당연합니다. 형제는 부모님과 다르고 배우자와도 달라요. 부모님은 동생이 어릴 때부터 어떻게 자라 왔는지를 보셨고, 배우자는 결혼 이후 매일 일상을 같이 보내셨습니다. 형제는 그 사이 어디쯤에 있어요. 어릴 때 같이 자랐고, 부모님 안 계신 자리에서 둘이 같이 있던 시간이 있었고, 어른 되고 나서는 각자 살다가 명절이나 가족 모임에서 만나는 — 그런 결입니다.

 

지난주에 통화한 30대 후반 누나 한 분 사정이 떠오릅니다. 다섯 살 어린 남동생 일로 탄원서가 필요하다고 하셨어요. 동생이 직장 동료와 시비가 붙어서 처음 일이 생긴 거였고, 부모님은 두 분 다 충격이 크셔서 본인이 자필로 한 장 써 보려고 일주일 책상에 앉아 계셨답니다. 본인이 검색한 예시들은 다 부모 시점이거나 배우자 시점이라 본인이 풀어쓸 수 있는 결이 안 보였대요. 통화로 한 시간 반 정도 이야기 들으면서 — 동생이 중학교 1학년 때 학교에서 친구한테 맞고 들어온 날, 누나 본인이 다음 날 아침에 그 친구 집까지 찾아갔던 그 토요일 아침, 동생이 첫 직장 면접 떨어진 날 본인 자취방 와서 라면 끓여 먹다 잠든 한 장면 — 그 두 장면이 글의 가운데로 들어갔습니다. 다음 날 오전에 본인이 자필로 옮기실 수 있는 초안이 나왔어요.

 

 

또 한 분은 40대 초반 형이셨습니다. 일곱 살 어린 남동생 일이었고, 본인은 동생이 어렸을 때부터 거의 부모 역할에 가깝게 챙겨 오신 분이었어요. 메시지로 며칠 연락 주고받다가 평일 늦은 저녁에 통화했습니다. 그분이 풀어놓으신 이야기 중에 — 동생이 고등학교 시절 새벽까지 본인이 데리러 나간 일들, 동생 결혼식 때 본인이 부친 대신 했던 그날 — 그게 글의 첫 단락이 됐습니다. 이튿날 오전에 초안 한 장이 나왔습니다.

 

 

탄원서는 보통 A4 한 장에서 한 장 반이 적당합니다. 길어도 두 장을 넘기지 마세요. 받는 분이 매일 여러 장을 보시기 때문에 길어지면 핵심을 못 찾으십니다. 자필로 쓰시는 게 좋습니다. 글씨가 잘 안 써져도 또박또박만 쓰시면 됩니다.

 

담길 것은 세 가지입니다. 본인과 동생의 관계, 몇 살 차이고 어떻게 같이 자라왔는지 한두 줄. 동생이 어떤 사람인지 보여 주는 한두 장면 — "착한 동생입니다" 같은 추상적인 평가 말고, 본인이 직접 곁에서 본 한 장면. 마지막으로 본인이 앞으로 동생 곁에서 어떻게 함께 갈 것인지 한 줄.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옆에서 같이 가겠습니다" 같은 막연한 말이 아니라 "매주 일요일에 같이 식사하면서 일주일 보고 받겠습니다" 같은 구체적인 한 가지가 좋습니다.

 

 

탄원서예시를 한참 들여다봐도 본인 사정과 안 맞아 막막하시다면, 연락 주세요. 동생과 본인이 함께 보낸 시간 중에서 한두 장면 — 자연스럽게 풀려 나오는 그 장면이 그대로 글의 첫 단락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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