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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회생진술서 쓰다 지우다를 반복하고 계신가요

by 마음정화공방 2026. 4. 20.

쓰다가 지웠습니다. 다시 쓰다가 또 지웠습니다. 처음엔 날짜부터 써보려 했는데, 날짜 다음에 무슨 말이 와야 하는지 모르겠어서 그것도 지웠습니다. 며칠째 이 상태입니다. 이 글을 찾으신 분들 중 많은 분이 딱 이 자리에 계십니다.

 

개인회생진술서는 형식이 있습니다. 그런데 형식을 알아도 막막한 건, 형식 안에 채워야 하는 게 "내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살아온 시간을, 어쩌다 여기까지 왔는지를, 처음으로 문장에 담아야 하는 자리입니다. 그 무게가 손을 멈추게 합니다. 글솜씨 문제가 아닙니다. 처음 꺼내는 이야기라서 그렇습니다.

 

이 문서가 다른 서류들과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나머지 서류들은 형식이 정해져 있습니다. 빈칸을 채우면 됩니다. 그런데 진술서는 빈칸이 없습니다. 백지입니다. 백지 앞에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를 때, 손이 멈춥니다. 그 멈춤이 며칠이 되고, 몇 주가 되는 분들도 계십니다.

 

 

한 번도 말한 적 없는 분들이 많습니다. 가족도 상황은 알지만, 경위의 구체적인 내용까지 전부 아는 경우는 드뭅니다. 친구나 지인에게는 아예 말 자체를 꺼내지 않은 분들도 있습니다. 이 경위서를 쓸 수 있는 사람이 나 하나인데, 그 나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며칠째 같은 자리에 앉아 있게 됩니다.

 

처음엔 "그냥 간략하게 쓰면 되겠지"라고 생각하셨을 수도 있습니다. 막상 앉아보니 그게 아니더라는 걸 아셨겠지요. 어느 시점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어느 정도까지 써야 하는지, 어떤 표현이 적당한지. 기준이 없으니 뭘 써도 틀린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계속 지우게 됩니다.

 

얼마 전 연락을 주신 분이 계셨습니다. 오랫동안 일을 해오셨는데, 몇 년 사이에 일이 안 풀리면서 여기까지 오셨다고 했습니다. "처음엔 잠깐이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게 몇 년이 됐고, 이제 여기 왔습니다." 그 한 문장에 긴 시간이 들어 있었습니다. 통화로 30분 정도 이야기를 나눴고, 다음 날 오전에 초안을 보내드렸습니다. "쓸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는데, 이렇게 되는 거였군요." 그 말이 오래 남았습니다.

 

다른 분은 처음부터 "저는 글을 잘 못 써요"라고 하셨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글솜씨가 아닌 문제였습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어떤 걸 담아야 하고 어떤 건 빼야 하는지. 그 기준이 없어서 막막한 거였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경위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보였고, 사흘 뒤에 완성본을 전달드렸습니다. "이야기를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는 걸 몰랐어요"라고 하셨습니다.

 

 

개인회생진술서에 담겨야 하는 건 세 가지 흐름입니다. 경제적 어려움이 시작된 배경, 그 뒤로 어떻게 이어졌는지, 지금 이 자리에 이르기까지의 경위. 날짜와 금액은 이미 아십니다. 필요한 건 그 사이에 있었던 사정입니다. 어떤 상황에서 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 뒤로 어떻게 버텨왔는지. 그 이야기가 하나의 흐름이 되면, 진술서가 됩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가장 처음 어려워진 시점부터 생각해보시면 됩니다. 그 시점이 언제였는지, 왜 그랬는지. 그것이 첫 줄이 됩니다. 중간의 흐름은 그다음 이야기입니다. 모든 걸 한꺼번에 정리하려 하면 막히지만, 순서대로 이야기하듯 풀어가면 생각보다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진술서가 길어야 하는 건 아닙니다. 받아 읽는 분이 이 사람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을 만큼이면 됩니다. 너무 짧으면 사정이 안 보이고, 너무 길면 핵심이 흐려집니다. 그 적당한 지점을 찾는 게 혼자서는 어렵습니다.

 

피해야 하는 건 자기 자신을 깎아내리는 표현입니다. "제가 어리석었습니다", "모두 제 탓입니다" 같은 문장은 받아 읽는 분에게 사정을 전달하지 못합니다. 그 시간에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떤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것만 담으면 됩니다. 자기 자신을 설명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오래 혼자 안고 있던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그 무게 자체가 글이 안 써지는 이유입니다.

 

며칠째 첫 줄을 못 쓰고 계신 분께 먼저 인사드립니다.

 

저 역시 오랫동안 이런 자리에 계신 분들 옆에서 함께해왔습니다. 살아온 시간을 글로 정리해야 하는 이 자리가 얼마나 무거운지, 처음 꺼내야 하는 말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모를 때의 그 막막함을 압니다. 혼자 앉아 며칠째 같은 자리에 계신 분이라면, 이제 저에게 말씀해주셔도 됩니다. 수년간 이런 이야기들을 함께 정리해오며 알게 된 것이 있습니다. 막막함의 이유는 글솜씨가 아니라,

 

처음으로 꺼내야 하는 말의 무게라는 것입니다. 그 이야기를 먼저 들어드리겠습니다. 어떤 상황인지 편하게 말씀해주세요. 제가 그 안에서 진술서의 흐름을 찾아드리겠습니다.

 

 

 

의뢰 후 직접 보내주신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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